9장.(부모양육태도) 애정과 통제사이

  아기를 품었던 열 달 동안, 엄마의 몸에 나타나는 많은 변화에 힘들어하며 ‘어서 아기가 나왔으면’ 했던 때가 다들 있으시죠? 하지만 진짜 어렵고 고된 여정은 출산 후부터라는 사실에 모두 고개를 끄덕이실 듯해요. 사실, 임신을 하고나서 제 뱃속에 새 생명이 있다는 사실에 감격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앞으로 누군가의 부모 역할을 감당해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어요. 그만큼 한 인간의 삶에서…

아이에게 신뢰를 선물하기

 

제가 상담했던 초등학생 아이가 있어요. 엄마는 시간개념이나 예의도 하나도 없고, 생활관리가 전혀안되며 산만하고 충동적이고 데리고 오셨죠. 아이는 첫날부터 저에게 꽤나 빡빡하게 굴었어요. 넌 어떤놈이냐 나를 견주어 보는 것 같았죠. 그래서 나는 무조건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었어요. 나와 함께 하는 시간만큼은 아이가 무엇이든 선택할 수 있고 간섭받지 않게 해줬죠. 그러자 아이는 오히려 자꾸만 나의 눈치를 보고 머뭇거렸어요. 엄마나 학교선생님이 보고한 문제와는 너무 다른 모습이었죠.

욕구가 채워지지 않았던 아이의 이야기..

그렇게 별 성과 없이 상담을 몇 회기 보낸 후 엄마를 만났어요. 엄마는 인상을 찌뿌리며 한참동안 아이에 대한 불만을 늘어놓으셨어요. 아이는 태어날때부터 유독 까다로운 아이었어요. 젖병거부부터 시작해서 가리는게 많았어요. 이유식부터 어린이집 적응 무엇하나 쉬운게 없었다고 했어요. 그런데 엄마도 첫째에 비해 너무 까탈스러운 아이가 힘들었고, 마침 개인적인 어려움도 많으셨던 터라 아이의 어릴때를 생각하며 힘든 기억만 많다고 하셨어요. 아이가 어릴때 울어도 배고파서 인지 잘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런것 같았다는 이야기를 하셨어요.

듣다보니 아이는 어릴때나 지금이나 매우 까다로운 아이였는데, 결정적으로 이 아이는 까다로운 그 본인에 욕구가 한번도 민감하게 채워진적이 없는 것 같았어요. 아주 어린 아가일때부터 채워지지 않고 매번 거부되고 좌절되는 욕구.. 아이에게 느껴진 세상은 얼마나 불안하고 신뢰롭지 못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이 아이를 다시 보니, 아이는 무언가를 시도하거나 다른 사람의 감정, 해야할일에 관심을 기울이기엔 마음의 자원이 너무 부족한 상태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가 보이는 행동문제는, 채워진적 없는 욕구로 인한 수동적인 공격 혹은 아무것도 신경쓰고 싶지
않은 무기력같다고 느껴졌어요. 그런데 아이의 행동문제는 엄마를 비롯한 주변사람이 이 아이에게 더 비난하고 재촉하게 만들어 왔고, 그러다 보니 이 아이는 비어있는 마음을 채울 기회로부터 점점 멀어져 온것 같았어요. 계속된 악순환이죠.  그러고 보니 다른 사람과 다르게 대하며 허용하고 기다려주는 제 모습 앞에서 오히려 머뭇거리며 수동적으로 행동하던 아이의 모습도 이해가 되기 시작했답니다.

아이의 삶에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 신뢰. 

아이들의 행동문제, 학습문제, 생활습관 문제를 다루다 보면, 한참을 거슬러 올라가 신뢰의 문제와 만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엄마가 아기에게 주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것이 신뢰임을 이제 많은 엄마들이 애착이라는 이름으로 알고는 있지만, 실제로 이 신뢰가 이후에 아이들에게 지속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실제로 많은 엄마들이 초,중고 자녀의 문제가 아주 예전부터 시작되어온 일임을 깨닫는 순간 많이 놀라시곤 합니다.

신뢰라는 것은, 아이의 삶의 시작점에서 부모가 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자원이예요. 내 욕구를 알아주고 채워주는 부모는 결국 세상으로 나아가게 하는 자신감, 나와 타인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힘, 새로운 것을 배우는 능력 모든것에 영향을 주게되요. 그래서 정서적으로 구멍이 난 아이들은 다른 것을 위에 쌓아올리는 것이 어려워져요.

아이에게 신뢰를 준다는 것은, 부모가 아이에게 무조건 다 맞추어 주고 모든 욕구를 다 채워주라는 의미가 아니랍니다. 아이의 욕구는 당연히 때에 따라 좌절될 수 있지만 그 욕구 자체를 알아주고 바라봐주고 알고 있다고 이해해주는 타인이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요.

아이의 문제행동만 보면 아이가 이해되지 않아요. 엄마 스스로 아이의 문제를 제대로 보기 어렵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것도 좋답니다. 엄마도 사람이라서, 많이 어렵고 힘들었어서 아이에게 이미 채워주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어요. 그래도 그것을 빨리 알아챈다면 채워나갈 수 있어요. 시간은 걸리지만 채워나갈 수 있답니다. 시작하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예요.

성장하는 엄마의 ‘용기’

 

성장하는 엄마의  ‘용기’

인간은 완전히 홀로서기 하기까지 가장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 같아요. 독립적으로 설 수 있을때까지의 그 긴 시간동안, 아이는 모든 측면에서 약자이다보니 아이의 대부분의 것을 책임지는 부모에 의해 무조건적으로 다 받을 수 밖에 없어요. 그것이 좋은것이든 나쁜것이든 선택할 수가 없죠.치명적인 상처를 받은 어린시절이 아니었다해도, 우리의 부모님 또한 마음에 빈구멍이 없을 수가 없고, 사랑과 더불어 우리 마음에 무언가가 딸려내려온 것이 없을 수가 없어요. 하지만 우리는 어른이 되고 나면, 부모를 좀 더 이해하게 되면서 나의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들은 덮고 살려고 노력해요. 혹은 이제와서 꺼내봐야 불편하니까 애써 지우려고 하죠.

하지만 그렇게 노력한다고 해서 어린시절에 우리가 만난 경험이나 감정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예요. 우리 마음 어딘가에 남아서, 우리의 아이들을 키우는데 자꾸만 불쑥 나타나요. 머리로는 알지만 행동으로 되지않고, 수없이 다짐하지만 유독 둘중 하나에게 더 많이 기대하며 혼을 내게 되고, 잘하려고 노력하지만 불쑥 나오는 못된 말들.. 어쩌면 이렇게 내마음에 오랜시간 묵직하게 있어온 이 녀석들 때문인지도 몰라요.

이러한 이유로,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 중요하게 다루어야 하는것 중에 하나는 나의 부모와 나와의 관계를 되돌아 보는 것이예요. 이 작업은 내 마음의 구멍을 살피는 일이고 내 상처를 직접 만나야 하는 일이 될 수도 있기에 쉬운 일이 아님은 분명해요.  하지만, 부모가 이 부분을 알지 못하면, 나도 모르게 만들어진 내 마음의
방에 아이를 가두어 둘 수 있어요. 내 마음에 있는 구멍과 같은 구멍을, 나도 모르게 내 아이에게 또 주게 될 수도 있구요.

완벽하게 성장된 어른이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실은 우리도 불완전하고 계속 자라야 하는 존재예요. 제가 생각하는 ‘성장하는 엄마’도 무언가를 더 잘하고, 뛰어나게 되는 그런 의미의 성장이 아니라, 자신을 알고 깨달아가는.. 인간으로서 성장해 가는 그런 의미에 더 가깝거든요..

쉽지 않아요.
이러한 성장에는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과 같은 용기와 결단이 필요할 수도 있어요. 그래도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생각해보길 권하고 싶어요. 내 마음에 어떤 아이가 사는지, 어떤 구멍이 있는지, 그 아이는 어떤 방에 살고 있는지를요…! 이전보다 행복해질 나 자신과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요.

 

성장하는 엄마의 ‘용기’

성장하는 엄마의  ‘용기’

인간은 완전히 홀로서기 하기까지 가장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 같아요. 독립적으로 설 수 있을때까지의 그 긴 시간동안, 아이는 모든 측면에서 약자이다보니 아이의 대부분의 것을 책임지는 부모에 의해 무조건적으로 다 받을 수 밖에 없어요. 그것이 좋은것이든 나쁜것이든 선택할 수가 없죠.

치명적인 상처를 받은 어린시절이 아니었다해도, 우리의 부모님 또한 마음에 빈구멍이 없을 수가 없고, 사랑과 더불어 우리 마음에 무언가가 딸려내려온 것이 없을 수가 없어요. 하지만 우리는 어른이 되고 나면, 부모를 좀 더 이해하게 되면서 나의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들은 덮고 살려고 노력해요. 혹은 이제와서 꺼내봐야 불편하니까 애써 지우려고 하죠.

하지만 그렇게 노력한다고 해서 어린시절에 우리가 만난 경험이나 감정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예요. 우리 마음 어딘가에 남아서, 우리의 아이들을 키우는데 자꾸만 불쑥 나타나요. 머리로는 알지만 행동으로 되지않고, 수없이 다짐하지만 유독 둘중 하나에게 더 많이 기대하며 혼을 내게 되고, 잘하려고 노력하지만 불쑥 나오는 못된 말들.. 어쩌면 이렇게 내마음에 오랜시간 묵직하게 있어온 이 녀석들 때문인지도 몰라요.

이러한 이유로,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 중요하게 다루어야 하는것 중에 하나는 나의 부모와 나와의 관계를 되돌아 보는 것이예요. 이 작업은 내 마음의 구멍을 살피는 일이고 내 상처를 직접 만나야 하는 일이 될 수도 있기에 쉬운 일이 아님은 분명해요.  하지만, 부모가 이 부분을 알지 못하면, 나도 모르게 만들어진 내 마음의
방에 아이를 가두어 둘 수 있어요. 내 마음에 있는 구멍과 같은 구멍을, 나도 모르게 내 아이에게 또 주게 될 수도 있구요.

완벽하게 성장된 어른이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실은 우리도 불완전하고 계속 자라야 하는 존재예요. 제가 생각하는 ‘성장하는 엄마’도 무언가를 더 잘하고, 뛰어나게 되는 그런 의미의 성장이 아니라, 자신을 알고 깨달아가는.. 인간으로서 성장해 가는 그런 의미에 더 가깝거든요..

쉽지 않아요.
이러한 성장에는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과 같은 용기와 결단이 필요할 수도 있어요. 그래도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생각해보길 권하고 싶어요. 내 마음에 어떤 아이가 사는지, 어떤 구멍이 있는지, 그 아이는 어떤 방에 살고 있는지를요…! 이전보다 행복해질 나 자신과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요.

 

괜찮아 무서운거 아니야

  “괜찮아 무서운거 아니야” ​ 우리는 하루종일 아이와 많은 대화를 나눈다. 아이들은 엄마가 하는 말을 그대로 따라하며 말을 배우기 때문에, 아이앞에서 말조심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그런데 말에는 말하는 사람의 생각이 담겨있기에, 사실은 아이들이 우리의 말 자체를 흉내내는 정도로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나 감정에도 영향을 받게 된다. .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다 보니 여기에 대해 깊이 고려하지 못하기 마련이다. 아주 어린 아기부터 초등학생까지 아이들은 모두다 무언가를 무서워하는 감정을 느낀다. 아기들은 낯선사람을, 엄마와 떨어지는 것 등을 무서워하고, 더 자라면 큰 소리나 무섭게 생긴 물건, 어둠 등을 무서워한다. 우리는 아이가 무서움을 표현하며 울거나 떼를 쓰며 그러한 감정을 표현할때 달래주려고 노력하면서 이런말을 하는 경우가 많다. ​ “괜찮아 괜찮아~ 무서운거 아니야” ​ ​ 우리가 이렇게 이야기하게 되는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일단 아이를 빨리 달래서 이 무서움에라 벗어나게 해주고 싶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우리 입장에서 봤을땐 별로 무서워할만한 것이 아니기에 아이에게 사실을 알려주려는 의도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만으로, 아이는 절대로 괜찮아 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러한 말은 아이의 걱정을 더 키울뿐이다. 입장바꾸어 생각해보면 우리도 우리가 불안을 느낄때 누가 “괜찮아 별거아니야 그거” 라고 말해준다고 해서 정말 괜찮아 지는것은 아니듯이…! 게다가 이런 말을 하고 있는 부모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 보면, 부모자체가 공포, 불안, 분노와 같은 나쁜 감정들을 느끼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갖는 경우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도 그 감정을 느끼고 싶지않고, 아이도 그러한 감정에 오래 머물게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건강하게 심리적 기능을 하고 살려면 이 모든 감정을 다 느끼고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어느한쪽을 억눌러버리면 그것은 마치 다리 한짝이 없는 의자와 같아서 제 기능을 하기 어렵다. 나의 감정을 제대로 느끼고 아는것이 감정을 조절하게 하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괜찮다 라는 말로 아이가 느끼는 감정을 별거아니게 축소해 버리거나 억눌러버리면, 아이는 내가 느끼는 감정이 나쁘거나 틀렸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면 결국 점점 절름발이 처럼 기우뚱거리는 의자가 되어버리게 된다. 괜찮아 별거아니야, 라고 말하기보다는 그냥 아이의 감정을 다시한번 먼저 읽어주는것은 어떨까?  ​민후가 무섭구나, 엄마가 가버릴까봐 걱정이되는구나, 형아가 뺏아가서 화가 많이 나는구나. 이런 대답은 어떨까 싶다. ​ 사실이나 해결에 대해서는 그 다음에 천천히 이어서 이야기해주어도 늦지 않다. 작은 차이지만, 순서에 이거 하나만 넣어줘도 아이에게 감정에 대한 중요한 것들을 가르치는 기회를 갖게 될 수 있다. 그리고 엄마자신의 감정도 때때로 인정하고 제대로 느껴보자.  ​처음에는 안전하다고 느끼고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부터.…

애정과 훈육사이

 

<애정과 훈육사이>

아이가 자기주장이 생기고 고집도 생기다 보니 점점 아이를 키우는 것이 참 어렵다고 느껴져요. 어떨땐 그냥 눈감아주고 넘어가 줄까 싶다가도 그러다가 감당을 못할 정도로 버릇이 나빠지면 어쩌나 걱정이 되구요. 그런데 또 어떨때는 아이를 혼내면서도 이러다 내가 자기를 미워한다고 느끼면 어쩌지 걱정스럽고 이내 한 번 넘어가줄껄 내가 너무 심했나 자책을 하게 되요. 그렇게 두마음이 하루에도 몇번씩 왔다갔다 하는 것을 느낍니다.

상담을 하다보면 그 대상이 아동이든 청소년이든 상관없이 애정과 훈육사이에서 한쪽이 너무 커져서 발생한 문제를 많이 만나게 되요. 아이에게 애정이 크다는 말은 어찌보면 아무문제가 없는것 처럼 보일 수 있지만, 지나치게 허용적인 경우 문제가 발생해요.. 생활습관도 엉망이고 가족내의 관계에서도 아무런 규칙이 없지요. 게다가 허용해주던 부모가 결국 청소년기에와서 무언가를 통제해야만 하는 상황이 왔을때 아이는 더 반발하기 쉽고 부모와 아이 사이에 삐그덕거림은발생할 수 밖에 없어요. 반대로 너무 엄하게 훈육하는 경우,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허용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 자라게 되지요. 그래서 자신감이 없고 대인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구요.

우리가 애정을 주는 것과 훈육을 반대라고 생각하면 앞서 제가 느낀감정처럼, 우린 늘 우왕자왕 할 수 밖에 없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마치 훈육을 하면 애정과는 반대로 느껴지기 때문이죠. 실은 정말 건강한 그림은 애정위에 훈육이 올라가 있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이러한 사실을 머리로 잘 알고 있음에도 잘 되지 않아요. 봐주면서 찝찝하고 혼내면서 후회하죠.

저는 그 이유가 감정이 이 사이를 방해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훈육이라는 것은 아이를 무조건 혼낸다는 의미가 아니라, 아이에게 규칙을 알게하고 옳은것과 옳지않은것을 알도록 가르치는 의미인데요, 여기에 엄마의 감정이 올라타는 순간, 아이를 향한 애정위에서 훈육하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훈육은 원래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엄마들에게 찝찝함과 죄책감을 안겨주는 몹쓸녀석이 되버리는 것 같구요. 게다가 훈육의 효과는 없으면서 엄마와 아이의 관계만 나빠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기도 하구요.

육아서를 보면 어디에서는 사랑하고 받아주라고 하고, 어디에서는 아이에게 져주어서는 안된다고 해요. 사실 두 말이 다 맞아요. 그런데 중요한건 혼내는가 아닌가 가 아니라 ‘어떻게 혼내는가’ 이기때문에 둘다 틀린말이기도 해요. 쪽지나 카톡 등을 통해 훈육에 대해 문의 주시는 내용들에 대해서 단순하게 답해드릴 수 없는 이유도 바로 이런것 때문이예요. 훈육에 대한 정답은 결국 엄마안에 단서가 있고 저는 시간을 들여 그 과정을 돕는 역할을 하는 것 뿐이기 때문이예요.

상담사가 아닌 그냥 한 아이의 엄마로서, 내 아이의
훈육을 두고 저는 이러한 마음을 붙잡고 가려고 생각했어요. 중요한 행동을 정하자. 거기에 대해서 아이에게 이기자. 하지만 내 감정에도 휘둘리지말고 꼭 이기자. 이렇게요.

우리가 처음부터 정답을 알 수는 없어요. 우리는 당분간도 계속 우왕자왕하고 흔들릴꺼예요. 감정에 지게 될거예요. 하지만 찾아나가야한다하고 생각하고 아이를 훈육한다면, 아무 생각없이 그때그때 아이에게 반응하던 이전과는 분명히 결과가 달라질거예요. 지금 뿐만 아니라 미래의 아이와 나의 관계까지도요.

 

인사이드아웃, 부모를 위한 감정교과서

인사이드아웃,
부모를 위한 감정교과서^^

픽사에서 나온 애니메이션, 인사이드아웃 보셨어요? 저는 제가 상담하는 청소년 친구와 함께 이 영화를 보았는데요, 정서조절에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친구를 위해 선택한 영화였지만 오히려 저 역시 큰 감동과 깨달음을 얻었어요. 역시 픽사! 했답니다.

이 영화는 주인공 아이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기쁨, 슬픔, 소심, 분노, 까칠 이라는 다섯개의 감정을 통해 우리 안에서 여러감정들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알게 합니다. 감정이 기억으로 보내지고 여러개의 섬들을 구성하며 그것이 인격이 되는 과정이라든가, 무의식(영화에서는 잠재의식), 꿈의 형성등에 대해 표현된 부분은 보는 내내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대학원에서 정서에 대한 공부하면서 몇년을 머리싸매게 했던 개념들을 어쩜 이렇게 쉽고 유쾌하게 풀어냈을까- 감동했답니다.

뿐만 아니라 이 영화를 보며 여러번 코끝이 찡해지기도 했는데요, 어린시절 엄마아빠와 함께 했던 추억이 떠오르기도 하고- 반대로 엄마로서 나의 아이를 떠올리며 뒤섞이는 묘한 감정을 느꼈답니다. 이 영화는 자기 자신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게 할 뿐 만 아니라, 부모들에게는 아이의 감정의 성숙과정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교과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듯해요^^ 그래서 인사이드아웃을 보며 엄마상담사로서 느낀 몇가지를 함께 나눠보고싶어요.

 

 

아이의 인격에 바탕이 되는 감정!  우리가 아이와 여행을 한다던가 무언가를 할때 그런 생각을 하잖아요. 아이가 과연 이걸 기억할까? 사실 영화에서 보여주듯 아이들은 몇개의 핵심된 기억은 유지라지만 모든것을 다 기억하지 못하지요. 그렇다면 아이와 함께하며 우리가 하는 노력들은 다 소용없는 것일까요? 저는 인사이드아웃에서 가장 인상깊게 본 부분은 주인공 아이의 기억들이 감정으로 남아 그것이 모여 섬을 이루고 인격을 이루게 된다고 표현된 부분이었어요. 우리가 아이와 어떠한 시간을 보낼때 그 사실들이 아이에게 전부 세세하게 기억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시간동안 아이가 느낌 정서가 결국 아이에게 남는것 같아요. 그리고 그 정서가 차곡차곡 쌓여서 아이에게 가족섬, 우정섬, 엉뚱섬들을 만들어주게 되구요. 영화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렇게 남아있는 정서와 기억의 섬들은 아이가 세상에서 적응하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자원이 되고 어려운 상황을 맞이 하게 될때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되는 것 같아요. 때론 그것이 무너질 정도로 위기를 겪을 수도 있지만 그 섬이 이미 만들어져 있던 아이는 그것을 다시 만들어낼 힘도 이미 가지게 되는 것이겠죠. 아이에게 다양한 감정을, 특히 긍정적이고 행복한 감정의 경험을 주는것은 무엇보다도 소중하고 중요한 선물이 될 것 같아요!

 

슬픔과 분노도 우리 아이에게 필요한 감정! 인사이드아웃이 주는 중요한 메세지중 하나는 슬픔은 나쁜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더 풍성하게 하고 우리를 성숙하는 감정이라는 사실이예요. 우리 아이의 삶이 기쁨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들로 가득하길 바라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겠죠. 하지만 이 영화에서 우리는 슬픔이 우리의 기억을 더 아름답고 다채롭게 하고 때론 그것이 상대를 이해하게 하는 소중한 수단이 되며 이를 통해 다시 일어날 힘을 얻는 과정을 볼 수 있어요. 슬픔 뿐만 아니라 분노와 소심, 까칠이라는 각각의 감정들도 우리를 안전하게 방어하게 하고 때로는 도전하게도 하는 여러기능을 하고 있지요. 영화에서 마지막 장면에 기억의 구슬이 여러가지 색깔로 물들어져 있는 모습이 무척 인상깊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아이에게 긍정적인 감정들 못지 않게 다른 다양한 감정도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고 그것을 제대로 다룰 수 있는 것을 가르쳐 주어야 하는 것 같아요. 영화에서도 그러잖아요. “감정은 억지로 포기되는 것이 아니야” 라구요^^

 

나는 나의 감정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가! 그런데 아이에게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게 허용하는것이 실제로는 참 어려운 일이예요. 저는 그래서 부모가 자신의 감정에 대해 먼저 주목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우리 어른들은 이미 살아오면서 각기 다른 감정에 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러다보니 우리중 대부분은 화를 내거나 슬퍼하는 것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갖거나 그것을 드러내는 것은 나쁘다고 생각하며 사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다보니 자신의 감정을 누르며 사는 것 뿐만 아니라 자녀의 감정경험이나 표현에 대해서도 같은 생각을 하게 되구요, 자연스럽게 아이의 슬픔이나 분노를 허용하기가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부모가 먼저 나는 내 감정을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 자기자신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 필요해요. 내가 나의 분노와 슬픔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다면 아이에게도 허용할 수 있고 건강하게 조절할 수 있는 힘도 가르칠 수 있을테니까요. 마지막에 주인공 아이가 “예전에 살고 싶은 곳으로 가고 싶고 너무 힘들어요 화내지 마세요” 라고 말하며 흐느낄때 부모도 “우리도 너무 힘들고 그립다” 라고 이야기하며 함께 우는 장면은 바로 이러한 부분을 잘 보여주는 장면인것 같아요.

 

좋은 부모란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사람 인사이드아웃에는 곳곳에 새로운 깨달음이 참 많지만 저는 부모와 아이의 감정에 대한 부분에만 초점을 두고 이야기를 해보았어요.  영화포스터에 보면 “진짜 나를 만날 시간” 이라고 적혀있는데요, 영화를 다 보고 나니 그것이 어떤의미인지 좀더 분명히 알게 되었어요. 좋은 부모가 되는 과정은 부모로서 필요한 어떤 스킬을 익히는 것 보다는, 부모가 나 자신 그 자체로서 나를 더 정확히 알아가고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과정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직 영화를 안보신 분이라면 꼭 보시면서 감정에 대해 좀 더 알아보는 기회가 되시길 바래요^^